지난 2016년 열린 무예마스터십 대회의 폐막 사진 (제공: 충북도청)
지난 2016년 열린 무예마스터십 대회의 폐막 사진 (제공: 충북도청)

도의회 임시회서 재점화

“해체가능성 일부러 감춰”

도 “가입 5일 후 통보받아”

수백억 혈세낭비 지적 지속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현안 사업인 세계국제무예마스터십의 홍보를 위해 해체를 앞둔 국제경기연맹에 가입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이 지사가 12년간 3선을 연임하며 창건한 무예대회다.

이 사업과 관련해 국민의힘 이옥규 충북도의원은 18일 임시회에서 ‘시한부 조직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5분 발언에 나서 “도가 국제연맹의 해체 가능성을 알고도 감췄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보도에 따르면 이시종 지사와 충북도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가입한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의 해체 가능성을 미리 알고도 감췄다고 한다”며 “이 지사와 도는 그런 해체 가능성은 쏙 뺀 채 ‘무예를 국제 스포츠계에서 인정했다’고 선전해 도민을 우롱했다”고 추궁했다.

이어 “무예마스터십은 1·2회 대회와 부대행사를 치르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과 ‘동네잔치’라는 조롱을 받아 왔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도 지사 3선 임기와 함께 사라질 ‘시한부’ 내지는 소생 가능성이 없는 ‘연명치료’라는 부정적 여론이 들려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언급한 예산이란 충북도가 그동안 집행한 WMC 관련 226억원의 예산이다. 도는 올해에도 무예 관련 예산으로 46억 7000만원을 편성하고 6개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혀 지난해 말 이미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예산을 편성할 때 무상급식 등 복지나 재난 대비는 뒷순위고 도민이 공감할 수 없는 중국인 유학생페스티벌이나 무예마스터십 등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반면 충북도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날 충북도에 따르면 WMC가 지난 2019년 11월 GAISF에 가입 신청을 했고 이사회 통과를 거쳐 지난해 11월 2년만에 최종 승인됐다. 그러나 도는 5일만인 같은달 17일 GAISF로부터 해체 관련 서한문을 받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연맹 승인받을 당시에는 해체에 관한 내용을 전혀 몰랐고 이후 전달받은 서한문에도 ‘해체하겠다’는 명확한 전달 없이 ‘해체 관련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내용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은 이 의원뿐 아니라 여야할 것 없이 시민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출마를 앞둔 여야 충북지사 출마 예정자들 역시 해당 사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자 당내 유일한 지사 후보로 알려진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무예마스터십 사업 추진에 대해 선을 그었으며 국민의힘 소속 지사 출마 예정자들 또한 추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달 들어서는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정우택)이 성명을 통해 “거짓이 드러났음에도 도청 관계자는 ‘GAISF 해체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던 것이고 가능성도 낮아 굳이 외부적으로 알릴 필요는 없었다’는 황당한 발언을 늘어놨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는 WMC를 즉각 폐지하고 도민들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패트릭 바우만 당시 GAISF 회장과 면담하고 있는 이시종 충북도지사(오른쪽) (제공: 충북도청)
지난 2018년 패트릭 바우만 당시 GAISF 회장과 면담하고 있는 이시종 충북도지사(오른쪽) (제공: 충북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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