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한국군도 베트남전서 여성 이용”… “과거사 반성 전혀 없어”
아베 총리 “야스쿠니 신사와 알링턴 국립묘지 같아”…  “망언의 종결”
국제사회, 엉터리 역사인식 맹비난 “망언시합이라도 하는 듯”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일본 극우정치인들이 연이어 망언을 쏟아내고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으로 논란이 된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이번에는 베트남 참전 한국군을 끌어들여 파문을 키우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가 같다고 말해 한국‧중국 등으로부터 역사왜곡에 대한 질타를 받고 있다.

◆하시모토, 반성은커녕 ‘물타기’ 시도… 일본 내에서도 비난 여론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시모토 시장은 20일 대표를 맡고 있는 극우정당 일본유신회 행사에 참석해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여성을 성 문제 해소에 이용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일본이 전쟁터에서 여성을 이용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더 말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든 모두가 전쟁터의 성 문제로 여성을 이용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위안부 망언과 함께 주일 미군에 풍속업 활용을 권장하면서 풍속업이 사회 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논란을 키웠다. 하시모토 시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일본에서 고립 상태가 된 하시모토 시장은 연일 트위터와 언론을 통해 파문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며 물타기를 시도해 논란은 더욱 확산하는 양상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내 주장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해명, 수정은 하겠지만 철회는 아직 하지 않는다. 틀렸다면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시장이 연일 트위터에 수십 개의 메시지를 쏟아내자 ‘망언 제조기’라 불리는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마저 “트위터를 중단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논문으로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꼬집고 나섰다.

하시모토 시장은 자신의 망언 파문을 ‘오보’를 한 언론 탓으로 돌리고 일본인들의 ‘독해력 부족’이라고까지 단언해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유치한 방식은 이제 졸업하는 게 어떠냐”고 비난했다.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되레 선거에 이용하는 모습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과거사 반성은커녕 오히려 이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우리가 베트남에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해야겠지만 일본의 제국주의 시절 만행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는 자체가 일본이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아베의 잇단 망언에 주변국 “엉터리 역사인식에 몰염치” 맹비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또 다시 망언 행렬에 합류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같은 것이라고 발언해 분노를 사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아베의 망언에 대해 “아베 수상이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미국 대통령의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가 같은 것이라는 해괴망측한 망언을 쏟아냈다”며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22만 5000명 이상의 미국 참전 용사들이 잠든 알링턴 국립묘지와 비교하다니 ‘망언의 종결’”이라고 비난했다.

또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우선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엉터리 역사인식에 몰염치하기까지 하다”면서 강력 비판했다. 야스쿠니 신사를 알링턴 국립묘지에 비유한 것은 일본 지도급 인사들의 심각한 역사인식 결여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아베 총리의 발언을 전하며 “논리의 왜곡이며 망언” “황당한 논리로 흑백을 전도하고 역사를 부인하고 있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다른 관영매체인 중궈신원왕은 “말도 되지 않는 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앞서 위안부 발언으로 주변국들을 분노하게 하더니 이제는 어긋난 도리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콩 매체인 펑황왕도 아베 총리가 어긋난 이치로 전범에 대한 참배를 변호하고 있다며 “최근 일본 우익들의 망언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일본 우익들 간 누가 더 망언을 잘하는지 시합이라도 하고 있는 듯싶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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