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부터 불교 등 호소문

정부에 의료계와 합의 당부

“대화 통한 타협점 찾아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9일째 이어가고 있는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9일째 이어가고 있는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에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최종 복귀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종교계가 전공의들의 조속한 병원 복귀를 촉구하고 정부와 의료계 간 협의 및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최근 의과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환자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게 하거나 볼모로 잡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주교는 “현재의 의료대란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은 정부와 의료계 인사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절박하게 수술을 기다리는 이들, 내원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희생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가도 의료계도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은 국민을 보호하고 그 생명을 안전하게 유지시키는 일”이라며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과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염두에 두고 열린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도 “정부의 의과 대학 정원 증원 정책 발표 후 생긴 의료 현장의 공백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의 대규모 사직으로 인한 위험과 어려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가 생명을 살리는 데 귀중한 공헌이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도 앞서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정부는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히포크라테스 의료인 윤리강경 선서문을 가슴에 품고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아온 의료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최소한 의료현장을 지키면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역시 “현재 전공의들의 출근 거부 투쟁이 진정을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더욱 환자 곁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와 처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의사들을 설득하는 작업과 보다 나은 대안 도출을 위한 범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목소리는 불교계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생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라며 “전공의의 현장 복귀는 생명의 가치를 살리는 소중한 공헌임으로 조속히 복귀해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진중하게 경청하고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주길 바란다”며 “전공의와 적극적인 대화를 부탁하며 더 이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지혜로운 결단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도 “지금은 국민 안정이 필요한 결정적 순간인 골든타임”이라며 “빠르고 평화로운 사태 해결을 기원하며 의료대란으로 인한 국민의 불행과 희생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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