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통일당 예비 후보자 폭로

“앞순번 공천으로 수억 요구”

전 목사 “공격 위한 사기극” 반박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통일당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통일당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이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예비 후보자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 목사 측은 특별당비 논의가 오간 것은 맞지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YTN은 지난 23일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A씨가 안수기도 명목으로 전 목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인천에서 열린 유동규 예비후보자 개소식에 참석해 1억원을 수표로 건넸다. 사실상 당을 이끄는 전 목사에게 비례대표 앞 순위 공천을 받을 목적이었다.

이후 A씨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당 공천 핵심 관계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공천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헌금’을 얼마 낼 수 있는지 물었고 5억을 낼 수 있다면 비례대표 앞순위의 공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YTN은 A씨와 전 목사와 전화 통화 녹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A씨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상위권 순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수억 대의 돈을 언제 낼 수 있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A씨는 결국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전 목사가 A씨외 다른 예비 후보자들에게도 공천을 대가로 한 ‘특별 당비’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자유통일당 측은 전 목사가 1억원 수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천과 관련해 특별당비 논의가 오간 것은 맞지만 실제 돈을 받은 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 목사는 “(A씨에게) 1억원 수표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태를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공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유동규 당 사무실 개소식을 갔는데 헌금하는 사람이 있어 안수기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그때는 (헌금이) 얼마라고 말도 안 했다. 기도하고 난 뒤에 봉투를 받았는데 당시엔 열어보지도 않고 수행비서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1억을 받았다고 주장하니까 당사자들에게 발행한 은행을 통해 수표 넘버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처음엔 길에 있는 현금인출기에서 찾았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수표가 아니라 현찰로 줬다고 말이 계속 바뀌더라”며 “나중에 수행비서한테도 받은 봉투에 현찰이 있었냐고 확인하니 빈 봉투 비슷한 걸 하나 줬다. 기절초풍이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나를 사기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정당 기여를 위해 후보들이 자율적으로 특별당비를 내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각자 십시일반으로 특별 당비 회의를 하자 해서 자율적으로 특별 당비를 써내는 대로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25년을 배웠다”며 당 관계자에게 “절대 (예비 후보자한테) 돈 받으면 안 된다고 입력을 시켰다”고 말했다.

특별당비는 당원이 대선이나 총선 등 특별한 시기에 내는 당비를 말한다. 다른 정치자금과 달리 액수에 제한도 없고 공개 의무도 없어서 ‘공천헌금’ 등으로 악용되는 등 ‘검은돈’으로 불리기도 한다. 법조계에서는 특별당비 논의가 공천을 대가로 오갔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편 A씨 측은 조만간 자유통일당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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