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연합뉴스) 21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미터 예선에서 이은별이 질주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은별(연수여고)이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849의 기록으로 2위에 올라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서 이번 동계올림픽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쇼트트랙 여자 1,500m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뒤로 2개 대회 연속으로 한국이 금메달을 땄던 종목.

중국의 저우양에 밀려 은메달에 밀린 것이 아쉬웠지만,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들으며 어렵게 대회를 준비했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으로서는 첫 메달에 일단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 흥미를 느껴 시작한 스케이트는 어느새 이은별을 올림픽 무대로까지 이끌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여초부 1~3위를 놓치지 않으며 기대주로 자라난 이은별은 2007년 전국남녀 주니어 선수권대회 여자부 1,000m에서 1위에 오르고 종합 3위에 오르며 국내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실력자로 자리잡았다.

이은별은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여자부 1,500m 2위에 오르고 종합 2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서도 이름을 빛냈다.

이은별은 2009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종합 2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결국 이은별은 같은 해 태극마크까지 따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쁨이 컸지만,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위기였다.

에이스 진선유(단국대)가 빠진 자리는 컸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을 들으며 월드컵 시리즈와 동계올림픽을 준비해야 했다.

이은별은 그 와중에서도 밀리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며 여자 쇼트트랙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지난해 9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이틀 연속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분전하더니,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1,500m 금메달을 따내며 1차 대회의 아쉬움을 씻었다.

11월 미국 마켓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는 여자 1,5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등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끄는 중심 선수가 됐다.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가운데 이은별은 조용히 스케이트끈을 고쳐맸다.

'호랑이 코치'로 유명한 최광복 코치의 지도 아래 평소의 2~3배에 달하는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이를 악물었다.

결국 꿈에 그리던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지난 18일 여자 500m에서 한 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해 가라앉았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반전시키며 중심선수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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