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개회사에 與반발
우병우·사드 거론에 ‘발끈’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제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1일 시작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 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개회식에선 정국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노출되면서 험난한 정기국회 일정을 예고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논란의 단초가 됐다. 정 의장이 개회사 도중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면서 여당의 반발을 샀다.
정 의장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편에 서서 잘못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쓴소리좀 하겠다”며 우병우 수석 문제를 꺼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은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라며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부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정 의장을 향해 언성을 높이면서 강력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도 여당 의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면서 장내 소란이 계속됐다.
정 의장은 “이야기를 경청해 달라”며 나머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며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정부를 거듭 비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 발언이 끝나기 전에 본회의장에서 집단으로 퇴장했다.
이날 충돌은 향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진행될 정기국회의 가시밭길 여정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국회 전날에도 교문위 소관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 속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정기국회인 만큼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고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