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진행된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중 ‘아는 노래뎐’ 공연 모습. 소리꾼 유태평양(위)과 장서윤이 열창하고 있다. (출처: 국립극장 공식 블로그)

20대 중반 소리꾼, 팝·가요 우리 소리로 재해석
임방울 명창·김산호주 절절한 러브 스토리 풀어내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올 추석을 맞아 젊은 소리꾼들이 가요·팝·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한다.

오는 10월 6일 서울 강북구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서 소리꾼 유태평양(26)과 장서윤(27)이 ‘아는 노래뎐’을 공연한다.

‘아는 노래뎐’은 임방울(1904~1961) 명창과 그가 사랑했던 여인 김산호주의 러브 스토리를 가요·팝·판소리 등으로 표현한 공연이다. 지난 7월 ‘2017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이미 관객에게 선보인 바 있다.

공연의 모티브가 된 임방울은 광주광역시 광산(光山) 출신의 판소리 명창으로, 14세 때 창극계에 들어가 명창 박재실에게 ‘춘향가’와 ‘흥보가’를 배웠다. 25세인 1929년 외숙부의 소개로 동아일보사 주최 전국명창대회에서 ‘쑥대머리’를 불러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판소리 창법상의 유파 중 하나인 ‘서편제’는 광주·나주·보성·강진·해남 등지에서 성행했는데, 임방울 명창이 서편제 명창이다.

임방울 명창과 김산호주의 이야기는 국악사에서 손꼽히는 러브 스토리다. 임방울 명창이 ‘쑥대머리’로 한 세대를 풍미하고 있을 때 그는 김산호주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임 명창은 산으로 자취를 감췄고, 그를 찾아 헤매던 김산호주는 병들어 죽음에 이른다. 이 소식을 들은 임 명창이 찾아와 김씨의 임종을 바라보며 창가 ‘추억’을 만들어 불렀다.

임 명창이 김씨를 위해 지었다는 ‘추억’은 완전한 창작이라기보다 단가 형태로 존재했던 ‘사망친난 단가’를 기반으로 만든 곡이라는 설이 있지만, 애달픈 사연과 함께 전해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 소리꾼 유태평양과 장서윤은 임방울과 김산호주의 사랑을 노래로 재현한다. 이들은 임방울 명창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쑥대머리’를 노래하고 판소리 ‘사랑가’도 부른다. 또 판소리 외에도 윤복희의 ‘여러분’과 김정호의 ‘님’, 이소라의 ‘사랑이 아니라 하지 말아요’ 등의 대중가요와 스티브 원더의 ‘슈퍼스티션(superstition)’ 등 유명 팝송을 우리 소리로 재해석한다.

우리 판소리와 대중가요·팝이 한데 어우러진 공연인 만큼 두 소리꾼 뒤에서 연주하는 악기도 다양하다. 피리·아쟁·대금과 같은 전통악기뿐 아니라 서양밴드 악기인 드럼·건반·베이스·기타가 무대를 꾸민다.

▲ ‘아는 노래뎐’ 공식 포스터 (제공: 꿈의숲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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