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별관에서 ‘서울시민을 설득하라! 자사고·일반고 토론회’가 개최됐다.

일반고 교실, 엎드려 자는 학생 다수
학생 진로 희망 다양화… 교육과정 획일적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잠자는 교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0일 서울시 중구 서울특별시의회별관에서 열린 ‘서울시민을 설득하라! 자사고·일반고 토론회’에서 김환섭 서울강일고등학교 교장은 이같이 말했다. 교실의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은 교육과정 개혁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장의 설명이다.

김 교장은 “일반고 교실은 수업 중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엎드려 잠자는 현상을 우려할 만큼 일반화돼 있다”며 “일부 교사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잠자는 학생을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는 “잠자는 학생은 특정 교과 시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며 “일반고의 학교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이 대학진학을 원한다는 전제로 편성돼 있으나 오늘날 일반고 학생의 진로희망은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잠자는 교실 해소 방안으로 한 학교 내에 학생 진로를 고려한 여러 개의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학문중심 대학 진학 희망자, 전문대 진학 희망자, 예체능계 진학 희망자, 고졸취업 희망자 등 학생의 진로에 따라 교과와 수업시간을 최적화한 몇 개 유형의 교육과정을 도입하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음악 시간은 주당 1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며 “이 학생에게 수능 중심의 국어·수학·영어 과목을 50%나 이수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자사고 정책에 대해 “자사고가 중학교의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해 사실상 우수학생을 독식하고 있다”며 “자사고의 우수학생을 분산하는 것이 일반고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준비한 김문수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바람직한 고등학교 상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길 바랐지만 자사고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토론회에 참석하길 거부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학윤 오금고등학교 선생님, 박호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 박범이 참교육 학부모회 회장, 고승연 반포고등학교 학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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