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주호영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불교 인맥 총출동

지역구 예비후보 공정성 지적

지난 2023년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창립 40주년 기념법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참석자들이 합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진표 국회의장,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출처: 연합뉴스)
지난 2023년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창립 40주년 기념법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참석자들이 합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진표 국회의장,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정 종교를 이용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을 위한 경선이 치열한 가운데, 경선이 치러지는 일부 지역구에서는 특정 후보와 특정 종교 간의 ‘정교 유착’ 불만이 터져 나왔다.

28일 대구 수성갑 선거구 경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관련해 특정 종교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주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 바 있다. 이날 개소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스님 이 외에 교구본사 주지 8명과 불교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정계에서 대표적인 불자 국회의원으로 손꼽힌다. 대구경북 최다선인 5선 의원으로 현재는 국회의원 불자 모임인 국회정각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 종단의 최고지도자와 스님들이 대거 개소식에 참석한 것은 향후 주 의원의 당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같은 지역구 경선 상대인 국민의힘 정상환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주 의원이) 불교계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공천을 받고 선거에 당선돼 왔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불교계의 세력을 과시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를 통해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재를 뽑는 것”이라며 “종교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선거 때마다 종교계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정치권의 관례다. 표심 잡기에 있어 종교계는 핵심 집단이기 때문이다. 선거철 지역구 내 교회의 목사, 사찰의 주지 스님, 성당의 신부 역시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개별 의원들과 꾸준히 친분을 유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이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만큼, 특정 종교계에서 특정 정치인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지나치게 가까울 경우 교계 내부를 비롯해 국민적 반감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개신교계에서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기독자유당을 이끌던 전광훈 목사와 보수 개신교계 인사들이 ‘1200만 범기독교계’의 이름으로 “기독교 정신과 가치관, 정체성에 부합한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역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 교계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개신교 시민단체들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순 있으나 정치권력에 복종하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 돼선 안 된다”며 지지 선언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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