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래사회포럼, 안병욱 전 진실화해 위원장 초청 강연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가 26일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불교미래사회포럼을 열고 ‘과거청산과 한국현대사’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시대를 말한다’는 대주제를 가지고 매달 사회각계인사를 초청해 사회문제를 논하는 불교미래사회포럼은 2010년 첫 초청인사로 안병욱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선택했다.

▲ 안병욱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안 전 위원장은 ‘과거사(過去史) 청산’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이 시대가 진정으로 청산하고 회개해야 하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풀어갔다.

안 전 위원장은 “과거사란 지난날 공권력에 의해 억압과 폭력으로 야기된 것으로 그 진상이 왜곡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사건”이라며 “과거사 청산이란 이러한 과거의 사실 가운데 은폐되고 왜곡된 부분의 진실을 밝히고, 과거 잘못을 역사적으로 확인하며, 이러한 점을 사회적으로 기억하고 역사에 기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사’ ‘과거사 청산’ ‘일제식민잔재 청산’ ‘역사 바로 세우기’ 등의 용어들은 지난날 연이은 격동을 겪는 과정에서 형성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말”이라며 “한국 민중이 역사적 과제를 압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말이 개념어로 굳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거사 청산’은 왜 필요하며, 언제 이루어지는 것인가.

안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과거 청산은 사회 전환기의 사회 정의에 관한 문제”라며 “과거사가 훗날에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사회 발전과 역사 변화에 따라 지난날의 과오를 청산해야 할 당위적인 필요성이 증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있기 때문에 ‘과거사 청산’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개인들도 그동안 잊고 살다가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고 나니 역사(과거사)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과거 청산을 통한 사회 전환의 방식이 더욱 유용해진 것도 ‘과거사 청산’이 불거지게 된 이유”라고 전했다.

안 전 위원장은 한국의 과거사 청산이 1789년 프랑스혁명처럼 급격하게 물리적인 방법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극단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과거의 진실을 규명하고 화해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 물리적·폭력적 방법이 아닌 증언과 과거사 고백에 따른 ‘진실과 화해’ ‘진실과 정의’ 등 과거사 정리가 21세기 세계사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어 1996년 유엔 인권소위원회 ‘중대 인권침해범 불처벌에 관한 보고서’의 루이 주아네의 원칙을 예로 들며, ‘국가는 알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비사법적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 ‘국제법상 중대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인간의 존엄성을 엄중하게 손상한 범죄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공소시효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인도주의에 벗어나는 행위라는 것을 안다면 진실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안 전 위원장은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반독재운동과 민주화’ ‘일제식민유산의 청산’ 등을 과거사 청산의 급선무로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럼에 앞서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은 “안병욱 전 위원장과 함께 일하면서 안 전 위원장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포럼을 통해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을 듣고 안목과 자기 세계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불교미래사회포럼은 다음달 24일 저녁 7시부터 언론인이자 소설가 홍세화 씨를 초청해 ‘생각의 좌표’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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