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사람이 태어나서 100일은 이후 생존이 문제없을 만큼 건강함을 증명하고 앞으로의 삶을 축복하는 의미에서 상을 차려 준다. 문재인 정부의 100일은 건강함보다는 무수한 의구심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됐다. 나라 안팎의 불안과 다급함은 뒤로 하고 연일 인기 상한가를 올리는 대통령은 아이돌 못지않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국회보다는 국민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주는 대통령인지라 국민들의 무한지지는 당연한 것인가. 그의 100일 기념사에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시작됐다며 국민의 파워를 존중하고 국민이 원하는 사회와 국가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 들어 있다.

현 정부는 전 대통령 탄핵으로 무수한 문제들이 노출돼 있는 상태의 정부를 떠안았다. 잘 안돌아가는 부분도 있고 쟁론 중인 부분도 있고 새로이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부분의 소식은 안 들리고 연일 선심정책만 발표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하다. 국민이 원하는 부분을 이루어주고 싶지 않은 정치가가 있을까만은 현실의 거대한 벽 앞에 시간을 방패삼아 기획의 한편으로 세워두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은 지른다. 파격적 인사와 더불어 엄청난 예산이 동원되는 정책의 시행을 발표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들을 집권기간 동안의 100대 국정과제로 넣었다. 법을 개정하면서 달라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하나의 법을 개정하는 것도 수많은 논쟁을 일삼아 실갱이를 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 그 많은 정책들이 과연 임기 내에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든다. 결국 하고자 하는 목표는 100개를 세웠다면 그중 절반, 아니 1/3도 이루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은 목표이다.

그러한 것들은 혼자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다.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대통령의 단독 질주로 이루어낼 수 없다. 결국 이합집산의 정치권을 얼마만큼 잘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지켜보던 정치권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아직 모른다. 곧 시작될 정기국회가 현 정부와 어떠한 궁합을 보일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여소야대의 국회가 서로 기싸움을 벌일 것이고 초보운전의 새 정부가 닳고 닳은 정치인들의 기선을 잡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위기의 경제, 외교, 안보 등 사면초과의 현실을 컨트롤 하려면 우선은 이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다. 100대 과제는 첫 번째 단추를 해결한 이후의 일이 되니 우선 새 정부의 능력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장이 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살기 좋은 나라, 걱정 없는 나라이다. 정치권의 정쟁으로 권력의 적폐로 실갱이하는 모습이 아니다. 또한 다급한 나라 상황이 이를 참아내지 못한다. 크고 작은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아픔도 있을 것인데 이러한 것들을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한 것이다. 눈높이를 맞춰주는 지도자가 이러한 마음을 헤아려 현실적 절차적으로도 지혜로운 프로세싱을 하여 충돌없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 현실적 절차적 부분이 재정과 우리의 상황이다. 재정을 무시한 선전포고가 아닌 절차적 부분을 뛰어 넘는 독자적인 것이 아닌 관련 분야의 검토와 허가를 필한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일이라지만 그것이 독자적이고 재정을 거덜내는 것이라면 또한 한시적인 것으로 다음세대에게 짐이 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또 다른 독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이의 파급효과는 지금부터 다음세대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에 시행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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