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잘하든 못하든 무리를 지으면 범할 수 있는 오류 중의 하나가 행태의 선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질주하는 것이다. 불빛에 현혹돼 불나방처럼 하나가 뛰어들면 잇달아 뛰어드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면 남은 것이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그때 그랬으면 안 되는 것이었구나를 통탄한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임금이 주된 소득이 되는 가계 소득을 늘려 경제 전체를 활성화하여 경제성장을 촉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임금주도성장론이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적 성장은 공급주도 즉 생산능력 확대가 우선이고 수요론은 부차적으로 접근한다. 더 많이 만들어야 이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생산이 원활하게 돼도 시장에 수요가 없으면 성장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요를 창출해야 생산, 공급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후자로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 된다.

그런데 수요라는 것이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야 생기는 것이다. 최저 임금 인상, 저소득지원 확대, 법인세 인상 등 소득재분배 등으로 소득을 올려서 이들이 소비를 확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경제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 등이 원활하지 못하니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를 활성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세계 경제가 천천히 돌고 있고 이에 따라 내수 역시 천천히 돌고 있다. 게다가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도기인 것이다.

사람의 인력이 점점 산업계에서 빠지고 자동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들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단순 저임금의 일자리가 증가하니 가계의 수입증가는 재고해 봐야 한다.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다. 또한 저성장 기조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물가 상승이 상존하니 일정한 소득의 증가는 바로 소비의 확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것이다. 또한 가계나 기업의 부채비율이 상당하다. 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소득증가가 절대적이나 소득이 소비로 전향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주도 성장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임금인상을 시도하는 만큼 기업에 부담을 지우며 각종 세제 인상 역시 기업들에게는 비용의 증가로 생산에 부담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부담은 물건 값의 상승으로 대외교역량에 영향을 줄 것이며 결국 기업의 생산입지를 해외로 전향하게 하거나 근로자를 줄여 일자리를 줄어들게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저소득의 복지확대로 인한 재정부담이 있다. 정부 역시 재정적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밀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이 온전한 궤도를 순항할 확률이 낮다. 한계점까지 치달은 가계의 부채가 오늘내일 하는 금리인상에 언제 불이 당겨질지 모르는 폭탄이고 정부 역시 재정적자의 관리모드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주도성장책은 부채를 늘려놨고 여기에 어느 정도의 소득확대는 소비확대로 이어질 여력이 없는 것이다. 소득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 이상이 돼야 할 것인데 다른 변수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존의 이론에 있는 경제 전략이 아닌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고 예상 외의 변수들이 발발하기에 또한 정점을 지난 산업패러다임의 과도기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론과는 다르다. 의도하지 않은 파장으로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론도, 검증도, 전례도 없다면 시도하기 힘든 전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살아내야 하고 치고 나아가려면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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