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 위원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의 개혁·개방 없이 금방 통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 위원장은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꼽았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북한이 우선 개혁·개방을 하고 민주화 단계를 일정하게 거친 조건에서 통일을 이루는 게 올바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홍 위원장은 “일제강점기 36년도 긴 세월이었는데, 남북한이 70년 가까이 통일하지 못하고 아직도 적대시하는 건 민족의 비운”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개혁·개방을 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는 곧 자기의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을 제외한 주변인과 측근 사이에선 개혁·개방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홍 위원장은 “현재처럼 중국이 북한에 협조하지 않고, 지원하던 물자도 주지 않으면 북한은 현 체제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홍 위원장이 생각하는 통일 시나리오는 ‘북한의 정권교체 후 개혁·개방 정책과 민주화에 따른 점진적 통일’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개혁·개방 정책으로 나갈 것이고, 남한 기업 등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10년 안에 상당한 경제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홍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일정 부분 줄어들 때 남북이 공동정부를 구성했다가 서로 문화적인 차이를 해소하면서 선거를 통해 최종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고조되고 있는 전쟁 발발 우려에 대해 그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었다면 절대 소리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의 열악한 경제사정과 전쟁용 연료부족,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전쟁 반대 등을 그 이유로 꼽은 그는 “북한으로서는 후방이 없는 전쟁은 할 수 없다”며 “전쟁을 일으키는 순간 자멸의 길로 간다”고 지적했다.

10년 안에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홍 위원장은 “통일은 앉아서 기다린다고 오는 건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준비를 주문했다. 우선 북한 내부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들여보내 북한 주민을 정신적으로 깨우는 작업이 필요하고 남한 내 탈북자가 북한의 개혁·개방과 함께 북한에 들어가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통일일꾼’으로 양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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