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규모 추이.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식품 중심으로 유통업체 진출러시
수입산 약점인 ‘신선·안전성’ 공략
반려동물 건강챙기는 펫팸족 겨냥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반려동물에 대한 씀씀이가 커지면서 최근 국내 유통업체들의 펫푸드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70% 이상을 수입산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복안이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늘었다. 5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가구 증가로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지내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이 늘면서 반려동물 시장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9000억원이던 반려동물 시장은 2015년 1조 8000억원, 지난해 2조 300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6조원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중 반려동물의 식품인 ‘펫푸드’ 시장은 현재 30%를 훌쩍 넘는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큰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수입산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국내 반려동물 사료 총공급량 중 수입량 비중을 따지면 77%에 달한다. 농식품부 통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되는 펫푸드는 2009년 2만 9711톤에서 2011년 3만 6308톤, 2013년 3만 9478톤, 2015년 4만 7865톤, 2016년 5만 3292톤으로 7년 만에 2배가까이 급증했다.

문제는 이렇게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사료들은 운반 과정에서 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부제사용이 불가피하다. 신선함이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국내 브랜드들은 이런 수입산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하거나 고급화전략을 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펫푸드 시장 공략을 준비하는 곳은 하림이다. 국내 최초로 2만 8595㎡ 대규모의 펫푸드제조 전용 공장인 ‘해피댄스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또한 신선한 재료에 대한 펫팸족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수준의 ‘100% 휴먼그레이드’ 제품으로 고급화전략을 선언했다. 생산하는 모든 식품에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으며 사람이 먹는 식품을 관리하는 수준의 시스템까지 갖췄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초에는 제일사료의 애견사료부문을 물적분할해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LG생활건강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 양재현씨를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유산균을 결합한 펫푸드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물영양학이나 식품영양학, 식품가공학 전공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반려견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전세계적으로 유산균을 결합한 펫푸드가 속속 출시되면서 야쿠르트 역시 자사의 장점을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올해 초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아이펫밀크’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KGC인삼공사는 자사의 강점인 홍삼을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2015년 9월 론칭하고 관련 상품을 지속 출시 중이다.

동원F&B와 사조동원은 고양이를 중심으로 펫푸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고양이 펫푸드 1위 브랜드(AIXIA)와 3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동원F&B는 2014년부터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 건강식이나 보급형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조동아원도 2016년 6월 캣푸드로 시장에 진출한 후 이제는 강아지 사료까지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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