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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업체 신제품 앞세워 방어전
대형마트·편의점, 수입·수제맥주 공격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커지는 맥주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올해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입맥주 방어를 위해 기존 주류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섰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들까지 수제맥주를 앞세워 경쟁에 가세하면서 격전이 예고됐다.

▲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Filite)'. (제공: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발포주 ‘필라이트’로 맥주시장 판 흔들기에 나선다. 주원료인 맥아나 보리의 비율이 3분의 2 미만인 맥주여서 맥아 함유량이 10%가 넘어야 맥주로 인정하는 국내 주세법에서는 ‘기타 주류’로 분류됐다. 주세법상 맥주는 출고가의 72% 세율이 매겨지지만 기타주류는 30% 세율이 적용된다. 때문에 기존 동일 용량의 맥주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 캔(355㎖) 12개 1만원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4캔의 1만원 마케팅으로 혼술·홈술족을 점령한 수입맥주를 겨냥한 것.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부동의 1위인 오비맥주를 바짝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만에 6만 상자가 완판될 만큼 반응도 뜨겁다.

기존 클라우드로 프리미엄층을 공략했던 롯데주류는 지난 24일 3년 만에 야심작 ‘피츠 슈퍼클리어’를 선보이며 대중시장 공략에 나섰다. 피츠를 앞세워 기존 오비맥주(카스)와 하이트진로(하이트)가 점령했던 영업용시장 점유율 구조를 흔든다는 계획이다. 피츠는 롯데주류가 자체 개발한 효모인 수퍼이스트를 사용해 잔당을 최소화하고 맥아함량을 70%대로 줄여 청량함과 깔끔한 끝맛을 구현해낸 게 특징이다. 앞서 클라우드로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소주와 함께 타서 마시는 ‘소맥’용으로는 무겁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에 맥주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소맥 수요층을 고려해 피츠를 선보인 것. 가벼운 맥주를 선호하는 홈술·혼술족도 겨냥한다. 제1공장 생산과 더불어 오는 7월부터는 2차공장에서 본격 대량생산에 나서면서 올해 국내 맥주시장에서 15%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롯데주류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 (제공: 롯데주류)

점유율 60%대로 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수입맥주에 밀린 영업이익 회복을 위해 올해 순매출을 전년 대비 4.4%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치열한 방어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엔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스 병을 완전 교체하기도 했다. 수입맥주 공세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에서 카스만의 차별성과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해 빼앗긴 매출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맥주(크래프트비어)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오비맥주 모회사 ‘AB인베브’가 별도 법인 ZX벤처스를 세우고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미국 시카고 수제맥주 ‘구스 아일랜드’ 전문법인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수제맥주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수제맥주를 전년 대비 3배가량 늘렸던 홈플러스는 최근 미국 수제맥주 ‘샘스 에일’을 추가로 선보였다. CU는 지난달부터 데부스(대동강 페일에일, 국민IPA)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달에는 세븐브로이(강서맥주, 달서맥주)의 수제맥주를 추가했다. GS25도 글로벌 수제맥주 브랜드인 구스아일랜드 제품을 이달 말부터 판매한다. 우선 혼커스에일, 312어반위트에일, 구스IPA 3종만 취급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내달 토종 수제맥주 회사인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와 손잡고 에일수제맥주 2종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국내 맥주시장 규모와 브랜드별 매출. (출처: 각사)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수입맥주는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편의점에서 팔리는 맥주 중 수입맥주 비중은 50%~60%를 기록했고 이마트도 지난 3월 수입맥주 비중이 51.7%로 절반을 넘어섰다. 롯데마트도 48.6%(4월 말 기준)로 50%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수입액은 2011년 5884만달러에서 2015년 1억 4168만 달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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