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익 대표가 춘천농산에서 생산되는 솔방울 잣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춘천농산)

춘천농산 김재익 대표

무엇보다 품질관리에 최우선
‘최고’ 인정 받아 연 26억 매출
납품 제안도 먼저 받을 정도

“판로 개척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제품 만들고 연구하는 것
100년 전통 잣 공장 건설할 것”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춘천농산(대표 김재익)은 좋은 원료와 대를 이어온 가공 기술로 일찍이 제품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왔다. 지난 1993년 농림부 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 기준에 합격해 국산 잣 품질인증품 1호가 됐고, 농산물우수관리시설(GAP)인증도 획득했다. 강원도지사 품질인증품 1호로 지정받았고 춘천시 지정 특산품으로도 인정받았다.

김재익 대표는 “오직 국산 잣만을 엄선해 잣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해 온 결과, 현재는 우체국쇼핑은 물론 입점이 까다롭다고 알려진 올가홀푸드, 신라호텔 등 엄격한 품질검사를 하는 업체에서 먼저 거래 제안을 받아 납품하고 있을 만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의 잣을 생산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다. 6.25전쟁이 끝나고 작은할아버지가 서울 창신동에서 잣 가공을 하게 됐다. 이곳에서 김 대표는 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일을 배웠다. 그러다 35년 전 서울에서 춘천으로 옮겨 1985년 1월 ‘춘천농산’을 세웠다.

춘천에서 33년 동안 잣 가공공장을 운영했지만, 서울에서 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40여년을 잣 가공에 매진해 왔다. 특히 식품가공에서 가장 중요한 품질관리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항상 최고의 잣을 생산해 내겠다는 마음으로 일해 온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2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춘천농산의 잣 가공은 특별하다. 김 대표는 “대부분 잣 공장이 끓인 물에 잣을 담갔다 속껍질을 벗기는 가공법을 사용하지만, 이 과정에서 잣의 생명력이나 고소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잣을 가공하는 데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도에 강원대 모 교수님으로부터 ‘모든 식품은 생명력이 없어지는 순간부터 발암물질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잣을 가공하면서 끓는 물을 사용하면 잣의 생명력이 없어지고 혹시 발암 물질이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에 맞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4남매와 아내, 아들, 딸 등 모든 가족이 머리를 맞댔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아 한동안 힘든 시절이 있었다. 2년간 만들다 버린 기계도 몇 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았고 돈도 많이 투자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꼭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계속 연구하다보니 어느 날 새로운 방법을 적용하게 됐고, 그때부터 ‘솔방울 잣’이라는 정식 이름으로 상표 등록까지 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 대에서 이것만큼은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있어 결실을 본 것 같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그때 함께 고생한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 그러한 고생이 있었기에 지금도 아들에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을 당당히 할 수가 있다”며 “당시의 어려움이 지금은 행복으로 바뀌었다”고 웃음 지었다.

     
 
▲ 춘천농산에서 생산되는 ‘솔방울 잣’ (제공: 춘천농산)

김 대표는 결국 오랜 연구 끝에 끓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특별한 노하우를 통해 잣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살리는 춘천농산만의 가공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잣의 속껍질 벗기는 방법을 새로 찾아내 전보다 훨씬 맛있는 잣을 만들었을 때 대한민국 잣의 ‘명인’이 된 기분이었다”며 “잣 가공공장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잣의 속껍질을 미온수에서 벗겨내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솔방울 잣’으로는 국내 최고의 잣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춘천지역은 소양강과 북한강 등 강이 많아 습도가 아주 높고 일교차도 커 잣나무가 자라기에는 최적지다. 이런 곳에서 자란 잣나무는 열매가 굵고 튼실해서 최상의 잣 원료에 적합하다. 춘천 잣은 그 원료를 가공해 생산한 제품이기 때문에 최상품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의 굳은 신념에서 보듯, 오직 품질로만 승부를 걸었다. 남다른 연구와 장인정신으로 밤잠을 설치며 실험을 거듭한 결과 제품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그 결과 제품이 좋으니까 자연스럽게 거래처가 늘어났다. 차별화된 품질관리를 통해 국산 잣만을 엄선해 가공한 결과, 농림부 장관 표창, 강원도지사 표창 2회, 품질관리원장 표창, 춘천군수 표창, 강원체신청장 표창 2회 등 각종 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품질관리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춘천농산에서 가공할 수 있는 양만큼만 생산할 것”이라며 “절대 욕심부리지 않을 것이다. 과욕은 제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때 김 대표는 중국에서 수입한 잣과 국산 잣의 가격 경쟁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위기의식도 느꼈다고 한다. 그럼에도 품질에 대한 남다른 애착심은 버리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잣을 만들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은 첫째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열심히 노력해 최고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러나 돈 버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질이 떨어지거나, 수입 잣을 조금씩 섞어서 팔거나 한다면 우선 돈은 벌겠지만 대를 잇는 가업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춘천농산은 판로 개척은 따로 하지 않는다. 품질이 좋으면 소비자가 먼저 알고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람들이 가평 잣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잣의 주생산지는 강원도라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래서 춘천농산은 원산지를 강원도로 표기하고 있다.

그는 “판로 개척보다 더 중요한 일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 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미래시장을 개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정직’을 우선으로 한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아들에게도 강조한다. 그래서 3대째 이어오는 경영노하우를 전수해 100년 전통의 잣 공장을 만들겠다는 춘천농산의 비전을 제시했다.

 

▲ 심사위원장 배선장(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코멘트]

춘천농산은 농산물우수관리시설(GAP) 인증을 바탕으로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 농산물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국내산 춘천 잣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잣의 속껍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선도 저하와 맛의 변화를 잡기 위한 연구 개발에 매진한 끝에 열을 가하지 않고 속껍질을 제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내려운 전통과 경영주의 40년에 걸친 잣 사랑의 결실로 맛과 신선도에서 소비자의 호평을 받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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