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미정 기자] “병마와 싸우고 있는 누나에게 금메달을 선물해 누나의 쾌유에 큰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25일 대구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남선수단에 귀중한 금메달을 안겨준 태권도 신동훈(전남체육중 3년) 선수의 휴먼 스토리가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신동훈 선수는 혈액암과 투병 중인 누나에게 자신의 골수를 주고, 부족한 운동량을 강한 정신력과 투지, 그리고 누나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쳤다.

신동훈 선수의 주 체급은 라이트웰터급(61kg).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에 두 체급이나 인상한 라이트미들급(69kg)에 출전해야 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10월 큰 누나(신슬기, 학원 수학 교사)가 혈액암 판정으로 생사기로에 섰다.

장흥 출신인 아버지 신성호(53), 어머니 김도은(48), 둘째 누나(24) 등 가족 전부의 골수를 비교했지만, 막내인 신동훈 선수만이 유일하게 일치했다. 하지만 신 군은 중학생의 어린 나이에다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 후 금메달 획득이라는 숙제가 놓여 있었다.

그러나 골수 이식을 결심하고 동계훈련을 쉬었다. 그리고 지난 3월 화순 전남대병원에서 골수를 건넨 뒤 5일간의 병원생활을 접고 체육관을 찾았다.

5개월여 동안 훈련량이 부족하다 보니 체중이 문제였다. 부득불 신 군은 자신의 주 체급을 버리고 라이트미들급에 나서야 했다.

이후 그는 2개월 동안 사력을 다했다. 어린 동생의 앞길에 피해를 끼쳤다는 미안한 마음의 누나에게 금메달을 선물해 누나의 쾌유에 힘을 보태고 싶었던 것.

그러나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173cm에 불과한 신 군에게 라이트미들급 선수들은 180cm를 훌쩍 넘었다. 결승전 상대였던 박선규(전북) 역시 185cm나 됐다. 부족한 체력도 문제였다. 매 경기 3라운드까지 가는 판정 승부였다.

그러나 접근 몸통공격이 일품인 신 군은 특유의 투지와 근성, 승부욕으로 상대를 무너뜨리고 마침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아버지 신성호 씨는 “어리광 넘치던 동훈이가 너무나 큰일을 해냈다. 가족에게 더없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신동훈 선수 (사진제공: 전남교육청)
신 군은 “누나가 빨리 보고 싶다. 금메달을 보여주는 순간 활짝 웃는 누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냥 달려가고 싶다”며 참았던 울음보를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반드시 국가대표가 되겠다. 올림픽 금메달도 따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태권도계는 실력과 정신무장으로 중무장한 신 군에게 그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작은 거인’ 신동훈 선수가 가족과 전남선수단, 전남 교육계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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